김창식 '한국어의 황홀한 한판 춤'을 추고 싶다.
작가 김창식은 우리말 운용능력이 탁월한 작가지요.
소백산록을 뒤덮으며 봄날의 햇살 사이로 터져 오르는 신생의 몸짓처럼 생생하고 발랄한,
그러면서도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조선어들의 한판 춤은 황홀하답니다.
이렇게 빛나는 우리말의 향연이 담아져 나오고 있는 내용은 언뜻 보면 소박하지요.
그러나 그 안쪽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답니다. 서로가 확신이 없는 사랑이라면 서로를
할퀴고 가는 창밖의 칼바람과도 같은 관계인 것이라는군요.
아내의 사랑이 식어버린 것이 분명한데도 주인공은 이처럼 확신을 화두로 걸어두고
밤새 잠 이루지 못한답니다. 분명하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인저해 버릴 수 없는것.
비록 허구의 다만 꿈일 뿐임을 누구보다 명확하게 알고 있지만 그러나 그렇진 않다고
스스로 우겨야만 하는것이랍니다.
이것이 어찌 이 작품 속 주인공의 겨우에만 해당하는 것이겠는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
힘든 삶을 버티게 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게 만드는 것의 하나가 이것일 것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