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로 가는 마음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자, 옆 좌석의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안전벨트부터 단단히 매어주셨죠.
나는 조용히 그 따뜻한 손길을 훔쳐보았지요. 내년이면 결혼 40주년인데, 이제야 신혼여행을 가신다기에
슬쩍 그 연유를 여쭈어 보았지요.
아이 낳고 바삐 살다 암으로 아팠고 두 분이 여행가는 건 처음이라시는 할아버지 얼굴엔 웃음꽃이 가아득
피어났었지요. 할머니와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가질 생각에 마냥 기쁘다며 싱글벌글 하셨답니다.
나는 그렇게 한참동안 할아버지와 담소를 나누었구 아내가 지어주는 저녁 밥상이 최고라며 웃으시는 할아
버지를 보니 할머니를 향한 각별한 사랑이 느껴졌지요.
비행기를 처음 타보신다는 할머니께서는 창밖의 풍경이 마냥 신기하신가 봅니다. 보라키이로 가는 우리는
그렇게 각자의 사연을 가슴에 안고 마침내 필리핀에 도착했었답니다..
